[광주 전남 두루워킹투어]
봄이 오는 듯 하더니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서 남도에 또 눈이 내리는 오늘이다. 봄 밤에 불어 오는 바람은 모든 것을 흔들고 몸을 낮게 숙인들 내리는 눈을 피할 수 있으려나.
작년에 전국을 강타한 여러 개의 태풍과 비바람이 많더니 올해는 유독 눈이 많이 오는 것 같다. 계절이 오가는 것에 무관심한들 그래도 계절은 온다.
가끔은 선명한 봄을 보려 해도 잘 보이지 않아서 더 가까이 가려고 해도 보이지 않게 모든 것을 덮는 눈이 내려 오는 봄을 막아 선다.
주소 : 남도 전역
[간이역 시간여행]
대천역은 개통된지 70년이 지나 노선이 노후화되고 대천이 성장하면서 장항선 노선을 전체 철도 개량 공사를 단행했다.
시내 중심을 훑고가는 선형을 펴기 위해서는 외곽으로의 이전이 불가피했기에 결국 대천역은 대천동에서 내항동으로 위치를 옮기게 되었다.
2007년 12월 21일 장항선 직선화 공사 1단계가 완공되면서 정확히 78년 만에 두 번째 새단장을 하게 되면서 기존 대천역은 철거되었으며 지금은 박물관이 들어섰다.
주소 : 충남 보령시 대흥로 63
[365일]
넒은 들을 배경으로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드러날 즈음이면
이미 마음에는 함께 걷고 있다.
오후 빛이 내려앉기 시작하면
더이상 걷기 힘들게 되지만
가던 발길 멈추고
문득 뒤돌아서서 걸어온 길을 돌아볼 즈음
아직 여운이 남아 있는
보이지 않는 길이 상상속에 펼쳐진다.
조용히 시간 물들어가는 마음의 서정은
길 위에서 나를 눕게 하는데
때론 사람도 풍경이 되는 길이 참 좋다.
[365일]
사람은 우연히 지나친 길이라고 해도
언젠가는 그 길을 다시 지나게 된다고는 하지만
분위기가 전혀 다른 곳에서 설경속에서
눈 위를 걷는 것만으로도 그저 좋기만 하다.
내리는 눈을 손을 내밀어 만져 보는데
그 느낌이 사뭇 가까이 다가오면서
손으로 만져지는 눈의 느낌이 포근 하다.
삶의 경륜이 어느 정도 내 손 위에 내려 앉을 때
눈의 노래를 듣지 않을까.
눈과 함께 걷는 지금이 좋다.
[5일장/재래시장 시간여행]
전국의 시장에서 역사성을 지닌 재래 시장은 보기 힘들지만 전주 남부 시장은 조선 중기 때부터 전주성 남문 바깥에 섰던 오래된 전통시장이다.
일제강점기 때 전주성 동서남북에 섰던 장들을 하나로 통합해 남부시장이라는 명칭을 얻었지만 갈수록 대형 마트에 밀려 쇠퇴해 가는 현실이다.
요즘에는 시장 2층에 청년몰을 유치하고 한옥 마을과 함께 야시장을 개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재래 시장이 젊어지고 있다.
주소 :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1길 19-3
[정미소(방앗간)/창고 시간여행]
전국 시골을 다니다 보면 오래된 창고는 마을마다 하나씩 있기 마련인데 유독 양철로 만들어진 창고를 보면 정미소가 생각나게 된다. 그 이유는 정미소 벽이 주로 양철로 된 곳이 많기 때문이다.
창고는 새마을 운동이 전국에 유행처럼 번질 무렵 정부에서 지어준 창고 또는 대통령 하사품으로 만들어진 창고, 농협에서 별 따로 지어준 창고가 대부분이다.
세월을 이겨낸 창고 벽면의 양철은 오히려 정감을 주는 빈티지 색으로 변하여 많은 사랑을 받는다.
주소 : 전북 부안군 부안읍 순환남로
[후기로 보는 시간여행]
다시 내리막이다.
길을 걸을 때 무릎이 무리가 오는 것은
오르막 보다도 내리막이기에
발바닥 통증이 올까봐
조심스럽게 갈지자 형태로 내려간다.
겨울이 끝나가는 산야엔
이리도 겨울 이야기로 가득한데
촘촘히 올라오는 매화꽃 봉오리들,
사그락거리는 눈 밟는 소리로
체력의 한계를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간다.
이 길 끝자락은 봄이 올 듯한,
봄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봄은 언제나 겨울을 보내면서
이렇게 시작되나 보다.
[후기로 보는 시간여행]
겨울에 내리는 눈은 언제나 여전히 축복이고,
낮의 허물을 다독이는
밤의 정화이자 모든 것을 덮는
하늘의 용서일 것이다.
다른 사람의 허물을 덮을 수 있는 존재는
아마도 지금 내리는 눈보다도
더 큰 것은 없을 듯 하고
눈이 손 위에 내릴 때는
그 어떤 무게감도 없고
그저 차가움만 있을 뿐이지만
사랑도 상처도 처음에는 존재감이 없다 가도
어느 순간 쌓여있을 때는
그 존재감이 나타나게 된다.
지금 내 손위에 내리는 눈처럼...
[후기로 보는 시간여행]
설중매가 저리도 아름다울 수 있을까.
봄 꽃의 대명사인 매화는
한쪽 어느 곳에서라도
사랑이 남아 있으면
한 두송이 피웠다가
나머지 전체를 피어주게 한다고 하더니
폭설이 멈추고 나면
온통 붉음으로 그 부끄러움을 보여줄 듯 싶다.
매화를 보며 사랑이 없을 때
실망은 좌절을 낳지만,
사랑이 지극하면
실망이 기쁨의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후기로 보는 시간여행]
우린 언제 한 번 저 내리는 눈발처럼
맹목으로 하얗게 스러지는 순정인 적 있었던가
시인의 말이 절창으로 들리는 내장산 폭설 속이다.
어둑한 저녁에 내리는 하얀 눈발처럼
참 깨끗하고 명징한 시라고 느낌이 온다.
지금보다 성장하려면 고난과 역경을 만나게 되는데
내 삶 속의 고난과 역경은 비록 괴롭고 힘들지만,
또 그것들이 있어야 결국 나를 성장시키는
변화의 요인이 되기에 그래서 시조처럼 짧지만
간결하고 명확한 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금 이 과정 때문에
내가 발전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폭설에서 한발 더 내 딛는다.
[유인도서]
새만금개발로 연륙교가 완공된 후 무녀도는 모두 육지가 된 섬 중에 하나이다. 무녀도는 2개 마을이 있는데 무녀1구를 서들이, 무녀2구를 모개미라 부른다.
고려 말경 이씨가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촌락이 형성되었으며, 무녀1구의 남쪽에 있는 산구릉에 패총이 형성되어 있으며, 혼토 패각층과 순수 패각층이 층을 이루며 2m 내외 두께로 퇴적되어 있는 섬이다.
여러 조형물과 빈티지 감각을 갖춘 카페가 버스로 만들어져 있어 이국적인 풍취가 나는 섬으로 바뀌었으며 하늘에 별을 따줄께라는 조형물은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다.
주소 : 전북 군산시 옥도면
[항구/선착장]
5년전에 20억원을 들여 항구 정비사업으로 탈바꿈 한 뒤에 지방 어항으로 지정되어 깨끗한 항구가 되었고 조형물이 설치되어 아름다운 항구가 되었다.
어느 항구나 조업 사고가 생기면 항구 전체 분위기가 술렁거리겠지만 무녀도 역시 2년전 사고 이후에 많이 침체된 모습이다.
그렇지만 최근에 정비 사업이 끝나 젊은 사랑이 넘치는 항구가 되어 다시금 과거 전성기를 되찾아 가고 있는 항구가 되었다.
주소 : 전북 군산시 옥도면 무녀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