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정경숙 화가의 첫 온라인 작품을 선정하면서 많은 시간을 고민해 보았다. 무엇보다도 작가의 마음을 헤아려야 할건데라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소개하는 작품은 양귀비의 매혹적인 색에 매혹적으로 너무 강하지 않게 다가오고 오히려 화병의 순수함이 백제향을 표현한 유교수님 단어가 떠올라 제목에 올려 보았다.
이는 자칫 양귀비 색에 심취되다 보면 작품 전체가 선입견에 빠져 작가가 표현한 부드러움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볼수록 작품에 표현된 부드러움에 빠져 금방이라도 양귀비가 피어나는 5월이 올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365일]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의 첫 문장을 보면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라고
했듯이 이 코로나의 터널을 빠져나오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까.
봄은 모든 생명들의 탄생을 보는
그런 계절이기에 꽃을 기다리며 남은 올해를
만들어 가고 싶은 것이다.
봄이 오기에 말이다.
[365일]
예쁜 골목을 걷다 보면 수줍은 듯한, 숨겨진 듯한
꽃을 자주 마주치게 되는데 그것 또한 소재로 가져온작가의 예리함은 가슴에 서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 작품은 모두 골목에 걸린 꽃을 보고서
시리즈로 완성해 보았다. 누구나 볼 수 있지만
작품으로 가져오긴 쉽지않다.
작품을 바라보면 골목에 가득찰 꽃의 향기가
가득 내릴 것 만 같다.
[365일]
수선화의 꽃말은 존경, 무보수의 사랑, 당신은
나에게 오직 한 분 뿐이라는 꽃말이다.
청아한 모습과 그윽한 향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수선화를 창가로 불러들인 작가의재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리스 신화에 얽힌 이야기가 창가로 와서
감상하는 모든 이들에게 사랑이 찾아 왔으면 한다.
[365일]
자작나무는 줄기의 껍질이 종이처럼 하얗게 벗겨지고 얇아서 이것으로 명함도 만들고 연인들끼리
사랑의 글귀를 쓰기도 하는 낭만적인 나무라고 익히알려져 있다.
특히 가을 속에서 만나는 자작나무는 여느 계절과
달리 주변 가을색과 어우러져 더욱 빛나는 나무를
소재로함으로써 무엇보다도 서정 깊은 계절에 보는
자작나무를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자작나무는 언제나 사랑을 주는 것처럼 온 세상을 사랑으로 가꾸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이 보이는 작품이다.
[365일]
뜨거운 태양 아래 칠월에 가장 깊이 어울리는 꽃은아마도 해바라기가 아닐까.
뜨거운 태양을 바라보는 꽃 때문만은 아니다. 바람에나부끼는 잎 때문만도 아니다.
내 감정이 나 혼자만의 느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을 기쁘게도 하고 슬프게도 한다는 것을 느꼈다.
긍정적이고 좋은 감정이 내 주변의 환경에 의해 더 많이 환기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오늘은 약속도 없는지 바람들이 흩어진다.
[365일]
水昇火降(수승화강)이라는 말은
물을 올리고 불을 내린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머리는 차게 가슴은 뜨겁게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성어가 어울리는 꽃은 아마도 여름의 대표꽃인
수국이 아닐까 한다. 색으로 무더운 여름날 더위를 식혀 줄 만한 아름다운 꽃을 피워주기도 하지만
여기에 땀을 의미화 하여 더위를 식혀줄
그런 의미로 표현한 유예은 작가의 재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365일]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되는
작가의 그림이다
한 알 입에 넣으면 그냥 시원한 여름이
가슴에 들어와 여름을 맞게 해줄 것 같다
[365일]
유예은 작가 작품은
사물에 빛이 내리면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움직임은 생명력이 느껴진다. 보이지 않는 바람과 바람에 실려 다니는 향기도 작품에 넣고 싶다는 마음이 모든 작품에서 나타나고 있다.
사랑도 그리움도 7월 장마에 피어오르는 안개처럼 마구 오르는 그런 시간의 연속이다.
뜨거운 뙤얕볏에 온몸을 불사른 해바라기의
침묵의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여름
가슴도 진한 해바라기 색의 외침에
바람도 더불어 침묵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