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언제 한 번 저 내리는 눈발처럼
맹목으로 하얗게 스러지는 순정인 적 있었던가
시인의 말이 절창으로 들리는 내장산 폭설 속이다.
어둑한 저녁에 내리는 하얀 눈발처럼
참 깨끗하고 명징한 시라고 느낌이 온다.
지금보다 성장하려면 고난과 역경을 만나게 되는데
내 삶 속의 고난과 역경은 비록 괴롭고 힘들지만,
또 그것들이 있어야 결국 나를 성장시키는
변화의 요인이 되기에 그래서 시조처럼 짧지만
간결하고 명확한 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금 이 과정 때문에
내가 발전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폭설에서 한발 더 내 딛는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단조로움으로 볼 때
어제와 무엇이 크게 다르겠나 싶지만
그래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어제보다는 지나간 시간만큼 성장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사람이 사람을 매일 그리워 하다 보면
그리움도 사랑에 흡수 되어
더욱 큰 사랑으로 다가오게 된다고 하지만
피부로 실감할 수 없는 다가올 미래이기에
어쨌든 어제보다 조금 더 보고 싶고,
그래서 아주 작게나마 조금 더 멋있어졌으리라 믿으면,
우리 모두 어제와 같은 사랑일 듯 하지만
분명 우리는 어제와 다른 사랑을 키워 나가고 있음을 알게 되는 듯 하다.
그것도 좋은 방향으로 아름다운 추억과
매일 행복의 기쁨을 느끼면서 말이다.
반쪽은 앙상한 가지로 남겨둔 채
미완의 개화를 앞 둔 홍매화가 얼굴을 보이는 즈음에 폭설이 내려
러셀을 하면서 오랫만에 체력을 가늠하는 정상에 도전하면서
너무 힘들어 내가 미쳤지 하면서 얼핏 보인 홍매화에 힘듦을 잠시 잃고
넋놓고 바라본 설중매가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