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올 겨울에 마지막으로 내리는
남녘의 눈을 맞으며 또다른 일정을 행해서 걷는데
구름이 비껴가며 내리는 눈은 그저 좋기만 하다.
4번 코스로 가는 길은 지름길과 주어진 길
두 개로 나뉘는데 논두렁 사잇길을 택해서 걸어본다.
언덕길을 숨가쁘게 오르고 나면
왼쪽으로 1키로 바로 가면 왕복 2키로가 줄어들기에
순간 선택을 하게 되는데 막상 걸어보면
왕복해도 1키로 미만일 것을 선택하고선
4번 역시 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마도 썰물 시간을 고려해서 걷다 보면
왕복 거리가 부담스러워 자연스럽게 4번길을 지나치게 되는데
이 길을 걷는 분에겐 권하고 싶은 길 중에 하나이다.
점심시간을 조금 줄인다면 모두 돌아 보는데는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4번 코스를 끝내고 5번으로 향하는 길은
굽어진 길이 참 예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언덕을 넘어서서 끝자락에 만나게 되는 5번은
스페인의 언덕에 머무르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되니 말이다.
병풍도에서 시작된 섬티아고 길은
모두 보이지 않는 곳에 조형물이 있는
언덕넘어에는 또 어떤 조형물이 있을까 하고
상상을 하게 되니 걸으면서도 즐거움을 받는 길이다.
이제 4번을 끝내고 5번으로 가는 길에 폐교된 학교를 만나게 된다.
지금은 수리 중이지만 조만간 섬티아고에 맞는 장소가 될 것 같다.
5번은 조형물 자체가 갯벌을 내려다 보고 있고
밀물에 파도가 올라오면 또 다른 풍경에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된다.
조형물이 하얀색으로 되어 있어 파란 하늘에 대비되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힐링을 그려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