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작년에는 전국에 강한 바람과 비가 많아서인지 유독 올해는 눈이 많이 내리는지라 사진찍는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을 주지만 생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는 코로나와 더불어 최악의 겨울이 되는 듯 하다.
재즈 음악 중에 피터슨 트리오의 Night Train은 듣기가 무척 편하기 때문에 자주 듣고 있는데, 그의 음악을 듣노라면 가슴속에 겨울이라는 시간을 따뜻한 봄으로 만들어주는 묘한 마력이 있기 때문이다.
복수초를 담는 동안 내내 그의 음악을 들으며 담다 보니 봄이 오는 착각에 빠진다.
[365일]
흔히들 복수초는 눈과 얼음 사이에서 핀다고 하여 설련화, 얼음새꽃이라고도 부르는데 서양에 에델바이스가 있다면 우리에겐 복수초가 있다.
위로는 눈속에서 홍매화가 피어나고 눈속에서는 복수초가 피어나는 아름다운 봄을 부른다. 복수초는 산지 숲 속 그늘에서 자라며 잎은 양면에 털이 없거나 뒷면에 작은 털이 있다.
일본에는 많은 관상용 품종이 있고, 중국에서는 뿌리를 측금잔화라고 하지만 한방과 민간에서 진통제로 사용하지만 유독성 식물이다. 꽃말은 슬픈추억인데 피기전 모습이 영락없이 연꽃과 닮아서 많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서울 두루워킹투어]
보름 남짓한 2월은 잘 보내고 건강한 3월을 맞이 했으면 참 좋을 성 싶은데 코로나 이야기는 좀처럼 줄어들질 않아서 어두운 2월을 건너는 듯 한 지금이다.
러시아 문학가인 안톤 체호프는 시베리아가 왜 이리 추운가 하는 물음에 신의 은총이라는 말을 내 놓으면서 긍정적이고 무서운 추위를 이겨내는 방법을 일러주었다. 이렇듯 모든 악조건에서 긍정적인 마인드가 왜 필요한지를 일깨워주는 말인 듯 하다.
송파구 문정동 거리를 밤에 걷게 되면 화려한 조명과 조형물 앞에서 누구나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담게 되며, 날이 차가우면 빛이 더 예뻐진다.
주소 : 서울 송파구 충민로 66 거리 전역
[서울 두루워킹투어]
묵묵히 도심을 걷다 보면 보이는 모든 것이 관광지의 아름다운 풍경보다도 아름다움으로 다가올 때가 참 많다.
아마도 밤은 모든 것을 가려 주기에 그런 듯 한데 잠시 송파구의 랜드마크가 된 롯데 호텔 명품관을 들어가 보았다. 들어서는 순간 이곳은 부의 상징이 되는 곳을 보는 순간 명품 분위기에 빠져 탄성을 지른다.
타이타닉 영화의 한장면처럼 웅장하게 다가오는 내부에 마음을 빼앗기고 멍하니 바라 보면서 명품관을 보는 내내 내 자신도 명품이 되어야 함을 느낀다.
주소 :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40 롯데백화점
[인천 · 경기 두루워킹투어]
부지하세월
그대 생각하는 밤마다 두고두고
첫눈이 내립니다.
이원규 시인의 첫눈이라는 시의 한 부분이다.
겨울을 알리는 요소 중에 눈과 얼음은 없어서는 안될 겨울의 전령사일건데, 겨울의 전령사인 눈은 순정과 설렘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심어주기에 눈은 마냥 수줍은 소녀의 미소를 보는 듯 하다.
올해는 시작을 눈으로 해서인지 연속된 폭설로 봄이 오는 길목에서도 눈이 오지만 이왕 오는 눈이라면 도시에도 코로나를 덮는 눈이 왔으면 좋겠다.
주소 : 경기 성남시 분당구 황새울로 360번길 42
[광주 전남 두루워킹투어]
봄이 오는 듯 하더니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서 남도에 또 눈이 내리는 오늘이다. 봄 밤에 불어 오는 바람은 모든 것을 흔들고 몸을 낮게 숙인들 내리는 눈을 피할 수 있으려나.
작년에 전국을 강타한 여러 개의 태풍과 비바람이 많더니 올해는 유독 눈이 많이 오는 것 같다. 계절이 오가는 것에 무관심한들 그래도 계절은 온다.
가끔은 선명한 봄을 보려 해도 잘 보이지 않아서 더 가까이 가려고 해도 보이지 않게 모든 것을 덮는 눈이 내려 오는 봄을 막아 선다.
주소 : 남도 전역
[간이역 시간여행]
대천역은 개통된지 70년이 지나 노선이 노후화되고 대천이 성장하면서 장항선 노선을 전체 철도 개량 공사를 단행했다.
시내 중심을 훑고가는 선형을 펴기 위해서는 외곽으로의 이전이 불가피했기에 결국 대천역은 대천동에서 내항동으로 위치를 옮기게 되었다.
2007년 12월 21일 장항선 직선화 공사 1단계가 완공되면서 정확히 78년 만에 두 번째 새단장을 하게 되면서 기존 대천역은 철거되었으며 지금은 박물관이 들어섰다.
주소 : 충남 보령시 대흥로 63
[365일]
넒은 들을 배경으로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드러날 즈음이면
이미 마음에는 함께 걷고 있다.
오후 빛이 내려앉기 시작하면
더이상 걷기 힘들게 되지만
가던 발길 멈추고
문득 뒤돌아서서 걸어온 길을 돌아볼 즈음
아직 여운이 남아 있는
보이지 않는 길이 상상속에 펼쳐진다.
조용히 시간 물들어가는 마음의 서정은
길 위에서 나를 눕게 하는데
때론 사람도 풍경이 되는 길이 참 좋다.
[365일]
사람은 우연히 지나친 길이라고 해도
언젠가는 그 길을 다시 지나게 된다고는 하지만
분위기가 전혀 다른 곳에서 설경속에서
눈 위를 걷는 것만으로도 그저 좋기만 하다.
내리는 눈을 손을 내밀어 만져 보는데
그 느낌이 사뭇 가까이 다가오면서
손으로 만져지는 눈의 느낌이 포근 하다.
삶의 경륜이 어느 정도 내 손 위에 내려 앉을 때
눈의 노래를 듣지 않을까.
눈과 함께 걷는 지금이 좋다.
[5일장/재래시장 시간여행]
전국의 시장에서 역사성을 지닌 재래 시장은 보기 힘들지만 전주 남부 시장은 조선 중기 때부터 전주성 남문 바깥에 섰던 오래된 전통시장이다.
일제강점기 때 전주성 동서남북에 섰던 장들을 하나로 통합해 남부시장이라는 명칭을 얻었지만 갈수록 대형 마트에 밀려 쇠퇴해 가는 현실이다.
요즘에는 시장 2층에 청년몰을 유치하고 한옥 마을과 함께 야시장을 개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재래 시장이 젊어지고 있다.
주소 :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1길 19-3
[정미소(방앗간)/창고 시간여행]
전국 시골을 다니다 보면 오래된 창고는 마을마다 하나씩 있기 마련인데 유독 양철로 만들어진 창고를 보면 정미소가 생각나게 된다. 그 이유는 정미소 벽이 주로 양철로 된 곳이 많기 때문이다.
창고는 새마을 운동이 전국에 유행처럼 번질 무렵 정부에서 지어준 창고 또는 대통령 하사품으로 만들어진 창고, 농협에서 별 따로 지어준 창고가 대부분이다.
세월을 이겨낸 창고 벽면의 양철은 오히려 정감을 주는 빈티지 색으로 변하여 많은 사랑을 받는다.
주소 : 전북 부안군 부안읍 순환남로
[후기로 보는 시간여행]
다시 내리막이다.
길을 걸을 때 무릎이 무리가 오는 것은
오르막 보다도 내리막이기에
발바닥 통증이 올까봐
조심스럽게 갈지자 형태로 내려간다.
겨울이 끝나가는 산야엔
이리도 겨울 이야기로 가득한데
촘촘히 올라오는 매화꽃 봉오리들,
사그락거리는 눈 밟는 소리로
체력의 한계를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간다.
이 길 끝자락은 봄이 올 듯한,
봄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봄은 언제나 겨울을 보내면서
이렇게 시작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