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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도시 피렌체 그리고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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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만 해도 시인이 되는 완도 보길도를 걷다 1(Walking on Bogildo where you become a poet just by walking 1)

압개예 안개 것고 뒫뫼희 비췬다, 밤믈은 거의 디고 낟믈이 미러 온다, 강촌 온갓 고지 먼 빗치 더욱 됴타.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중 봄노래 일부인데 이 시조는 윤선도가 1651년 벼슬을 버리고 보길도의 부용동에 들어가 나날을 보내면서 지은 연시조이다.
봄부터 사계절을 노래한 어부사시사는 40수로 되어있고, 윤선도가 시조의 형식에 여음만 넣어 완성한 것이다. 이현보의 어부사에서 시상을 얻었다 하나, 요즘말로 표현하면 편곡 정도라 할 수 있다.
우리말로 전혀 새로운 자신의 언어를 능란하게 구사하여 속계를 벗어나 자연에 합치한 어부의 생활을 아름답게 나타내었다. 이런 장소인 보길도는 그래서 걷기만 해도 시인이 되는 곳이다.

몇해전만 해도 철부선이 보길도에 직접 도선하였지만
노화도와 연륙교가 이어진 뒤로는 노화도에서 도선하여
보길도로 들어가는 항로로 바뀐 곳이 보길도이다.
보길도의 인물 윤선도와 세연정
그리고 예송리 갯돌 해변이 가장 유명하기에 걷기보다는
차량으로 보길도 전체를 돌면서 가는 장소마다
1시간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걸으며 돌아보았다.




보길도의 첫 코스인 통리 해수욕장에 이르렀을때
갓꽃이 보라색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문학으로 정화되는
그런 느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해수욕장이었다.
잠시 모래 사장으로 내려가 바람과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오전을 즐겼다.
나도 시인이 된다.




통리 해수욕장은 왼쪽으로 올라갈수록 모래사장이 반원으로 휘어져 있어
해변이 한눈에 들어와 보는 것만으로 눈이 청량함을 느끼게 된다.
해변 끝자락으로 이동하게 되면 보이지 않던 풍경이 펼쳐지는데
보이지 않던 풍경이 보이기 시작하니 시야가 틔어지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순간적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얼굴에 맞닿아 시원함을 느끼면서 물 한잔 마시는데
세상 그 어떤 물보다도 맛난 보약이 된다.

이 바람이 지나가는 자리에 불안하게 흔들리는 것은 없는 듯 한데
고요히 만물에 스며드는 바람이기 때문이겠다.
이제 모래 사장을 벗어나 문학의 장소 세연정으로 향한다.
전남에 3대 별서 정원은 담양의 소쇄원, 강진 다산초당,
그리고 보길도의 세연정이라고 하는데
3개의 정원이 모두 공통점은 유배지이자 국문학의 산실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