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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도시 피렌체 그리고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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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라고 쓰고 힐링이라고 읽는 도시 군산(Gunsan, a city that reads walking and healing)

군산은 우리의 역사가 시간과 함께 흐르고
그 시간 속에는 약탈이라는 아픔이 근대 시대에
흐르는 도시이다.

그래서 어디를 가던 근대 시대의 흔적이 보이고
곳곳에 그 시대의 흐름이 보이는 곳이다.

요즘은 과거를 그대로 두고
오늘에 맞게 탈바꿈하는 모습이 어쩌면 시대적인
요구인지도 모르겠다.

 

걷기라고 쓰고 힐링이라고 읽는 도시 군산

 

군산은 우리의 역사가 시간과 함께 흐르고

그 시간 속에는 약탈이라는 아픔이 근대 시대에 흐르는 도시이다.


 

향수 원료인 용연향은 본래 고래의 상처에서 발생한 부산물인데,

향유고래가 대왕오징어 등을 섭취하다가 내장에 생긴 상처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다.

10년 이상 바다를 떠돌면서 염분에 씻기고 햇볕에 바짝 말라 귀한 향수 원료가 되는데,

오랜 세월 인고의 시간을 견딤으로써 고통의 향기를 지니게 된 것이다.

이렇게 아픔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향기를 낸다는 것이 아이러니지만

바로 군산이 용연향의 도시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고통의 역사, 그래도 독립을 향한 의지로 모든 아픔을 이겨낸

과거 군산분들에게 위로와 존경의 박수를 보내면서 군산을 걸어본다.


톨스토이의 글을 보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듯이

군산의 거리는 혼자든 둘이든 와 보면 힐링이 되는 도시 중 하나라고 쓰고 싶다.

그래서 군산은 걷다라고 쓰고 힐링이라고 읽어도 좋을 도시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파리가 산책자의 도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불바르(Boulevard)라는 널찍한 길 때문이었다.

세상의 모든 중심이길 원했던 루이 14세는 자신의 눈길이 닿는

모든 곳을 원근법적 구도로 꾸민 이유가 가장 크다.

길 가장자리에 가로수를 심어 원근법적 깊이가 과장되도록 만들었고,

가로수 바깥으로는 보행자가 거닐 수 있게 만들고,

길 가장자리에 노천카페가 들어섰던 것처럼 군산 역시 이렇게 변모해 가고 있다.


  

어떤 이들은 너무 왜색이 짙은 거리가 되고 있다라고 비평을 하고 있지만

1900~45년까지 일제 강점기를 거친 우리의 역사는 이를 되새김함으로써

오히려 그 역사위의 굳건히 설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 같다.


과거를 잊은 자는 미래가 없다고 했듯이

그 역사를 기억함으로써 오히려 더 강해지고 갈수록 엹어가는 역사를 선명하게 기억할 것 같다.

군산은 그래서 무엇을 보던 기억의 살아나는 도시이고,

우리가 기억해야할 역사의 도시이고,

영화 한편을 보듯 스토리가 넘쳐나는 도시이기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군산 근대화 거리 재구성이 바로 이러한 스토리를 지니고 가꾸어져 가고 있다.


  

새만금으로 나가 보면 작은 섬들이 바라다보이는 야트막한 섬이 있고,

안으로는 은파 호수공원을 두고 있어

어쩌면 춘천마냥 물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은파 호수 공원을 앞에 두고 숙소 양쪽 창문을 열면 지나가는 바람 탓에

여름밤인데도 추워서 잠을 제대로 이룰 수도 없었지만,

그곳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 일이 맑은 마음을 얻어

군산을 세세히 알게 해준 어쩌면 내게는 행운처럼 느껴졌다.


  

비가 오는 밤이어서 그런지 빗소리가 좋았고

그 빗속을 헤쳐나오는 바람의 느낌은 더욱 마음의 갈증을 풀어헤쳐 준 행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