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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도시 피렌체 그리고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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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 천국이라는 여자도를 걷다 2(A Yejado walks in a womans paradise 2)

여자도를 지나 데크 길을 걷다 보니 한바탕 소나기가 지나간다. 때이른 모기가 보이고 차가운 바람은 해가 구름속으로 숨들어갈때쯤 주변의 모든 것에는 서정이 내린다.

그래서인지 섬의 정기는 한층 차가워지면서 아침 내내 하늘에서 받은 빛과 기운을 숙성시켜 더욱 깊은 서정으로 바꿔 놓고 섬을 가르는 몸에 끼얹어 주는 듯한 시간이 내린다.

조금전 지나간 소나기는 무더웠던 오늘 하루도 쉽지 않은 시간을 잘 보냈구나 하고 위안하면서 나에게 치는 박수일지도 모르겠다.

​여름 꽃이 조금씩 꽃을 피우는 그런 시기가 다가 오고 있는 지금은

여름을 기다리는 길목이다.
여름이 오면 더위 때문에 몸에 습함도,

마음도 깊이 내려 앉게 되는 시기이다.
여름은 바다처럼 두 얼굴을 가진 계절이다.




한편으로는 찌는 듯한 무더위와 높은 습도가 더해져

가만히 있기만 해도 불쾌하다며 짜증을 내게 만들지만
뜨겁지만 찬란한 태양이 주는 아름다움에 매료되는 계절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비갠 후에 신록이 푸르면 섬에 우거진 숲에도

숲 냄새로 초여름의 상쾌함과 느긋함을 느낄 수 있다.




 갈매기 소리가 아늑하고 햇살이 따갑게 부서지는 오후,

이맘 때는 항상 프랑스 보르도 지역을 걷던 때가 아른거린다.
포도밭 사이를 걷던 무덥던 여름이었지만

몽환의 새 소리가 포도밭 위로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던
그 길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되는 것을 보면

가장 멋진 길이었던 것 같다.
지금의 섬처럼...



​지금은 비가 온 후 내리는 서정에 마음이 평온한 오후
어스름 저녁으로
힘겹게 넘어가는 시간.
어느 순간 어둠이 깔린 섬 위로 마지막 힘을 발휘하는 태양이 보인다.
외진 곳, 외로운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햇빛처럼 트래킹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버려도 좋은 것들을 과감히 던져 버리는 것이 가뿐하게 삶을 사는 시간을 준다.
그래도 가슴에 담은 여자도의 서정은 버리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