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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도시 피렌체 그리고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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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의 길을 걸은 등대와 사람들(lighthouses and people who walked along the West Sea)

해안 로드는 말 그대로 바다를 곁에 두고 한없이 걷는 즐거움이 있다. 길이 끝날 즈음에는 다시 돌아나가는 반환점을 만나게 되는데 모든 섬은 먼바다를 향한 쪽이 절경을 이루게 된다. 보통은 섬 안에서만 맴돌다 나가기에 그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되고 그래서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섬은 갯가길을 걷는 것이 힘들지만 한바퀴 돌면 그 섬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해수욕장이나 중요 명소만 보게 되면 섬의 매력을 찾기는 어렵게 되는 것이다.

수만년 세월에 파도와 지각 변동 그리고 바람에 깎여나가 만들어 놓은 형상들은 갯가를 걷는이들에게 경이로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안겨준다.











 

 겨울이라고 쓰고 봄이라 읽는 습관이 생기는 것이 아마도 입춘 전후에 생기는 마음의 병인 듯 하다. 
사그락 거리는 눈녹음의 끝자락을 알리는 즈음, 
미완성을 위한 변주곡처럼 걷는 지금은 조금 휘청거리면서 눈녹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그리고 조용히 겨울 햇살을 받아내는 얼음을 바라보다가 문득 지나는 바람을 잡아본다. 
성숙해진다는 건 완성된 마침표를 찍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자신의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마음임을 알기에 
겨울은 그동안 잊고 지냈던 감성을 슬며시 꺼내게 하는 힘이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