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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도시 피렌체 그리고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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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임을 즐기게 되는 장산도 2(Jangsando 2, to enjoy the Alone)

장산도에 도착할 무렵 동이 튼다. 장산도에 도착해서 입도한 후 떠나가는 철부선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카메라가 서 있는 자리가 약간의 비스듬한 관계로 파노라마 각이 잡히질 않아 애를 먹으며 겨우 떨리는 손을 붙잡고 담아 보는데 비가 오는 까닭에 색감이 서정적을 보인다. 역시나 현상 후에 보이는 각도는 파노라마 각에서 10% 부족한 각도가 나왔지만 그럭저럭 볼만한 사진은 된 듯 하다.
부족한 것은 부족한 대로 aso400인지라 거친 필름이지만 비가 와서 나름 깨끗한 풍경은 된 듯 했지만 소피아 톤의 질감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왔다. 그래도 섬 주변을 돌기 위해서 전망좋은 곳에 도착하여 채비를 하는데 비가 그친다.

트래킹을 하다가 갑자기 비가 내리면 피할 방법이 없어
그대로 비를 온몸으로 받아들이지만 오면서부터
내린 까닭에 미리 준비한 우산이 있어 날씨마저 여유로움으로 다가오고,
장산도 트래킹에 첫 발을 내딘 목교가 흐린 날씨에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함께한 일행들은 모두들 미소 가득차 얼굴이어서
동행이라는 단어가 스쳐 지나간다.



작은 섬이지만 우리 일행 밖에 없기에 보이는 풍경에 그들이 더해져
또다른 풍경이 되는 것을 보면 사람도 자연에서는 풍경이 되는 것을 알게 된다.
다른 일행을 우연찮게 만날 때가 있는데 장산도는 밭에서 일을 하거나
썰물에 굴을 따는 아낙외에는 사람들이 보이질 않는다.
사람을 보는 우연이 주는 기쁨이 그저 크기만 하고,
내 인생의 풍경 사진 목록에 넣을 가슴 벅찬 풍경 중 하나가 된다.



흑백으로 전환시켜 섬허리에 걸쳐진 얉은 안개를 헤치고 지나가는데
비가 내리다 멈추면 언제나 안개와 운해는
낮은 산에서도 허리에 걸쳐지면서 장관을 만들어 낸다.
특히 섬은 바닷물에 올라오는 해열과 공기중에서 뜨거운 기운이 만나
안개가 더욱 진하게 나오는데 섬허리에 걸쳐진 운해가 안개와 더불어
마음에 봄처럼 다가오는 풍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비가 멈춘 뒤 안개가 좋은 날 섬에 오게 되면 깨긋한 풍경에 넓은 시야까지 보테져
보이는 모든 것이 아름답고 안개가 모든 것을 감추어 주는 듯 하여
그 풍경에 빠져 한참을 마음 속에 담고 있게 된다.
안개속 풍경은 영화의 한 장면 아니면
한장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맛이 강하게 나는 그런 시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