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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도시 피렌체 그리고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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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섬티아고 순례길 걷는 길 14(On the pilgrimage to Sumtiago Fourteen)

마지막 눈은 봄이 오기 전 바다로 들것이고,
긴시간 동안 바다를 유영한 뒤
바다로 강으로 들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바람과 구름과 비가 되어
다시 이렇게 눈으로 찾아올 것이다.
얼마전 읽은 공지영의 소설은 내 인생에 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얼마나 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듯하다.
삶을 돌아보면 설렘을 느끼게 하는 봄비와는 달리
겨울눈은 지금처럼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태양이 점점 멀어져 가는 찬기운으로 감정의 기온마저 떨어뜨리고 그래서 겨울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눈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눈이 지나가면 아마도 남녘은 야생화가 피어나면서 봄이 올 것이고, 거리에는 꽃들이 피어나면서 탐스럽게 피어나는 봄꽃은 마치 지나간 시간들처럼 내 주변에도 지나간 시간이 쌓일 듯 하다.

지금 내리는 눈은 어쩌면 세상을 덮어 버려
깨끗하게 씻겨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조금 눈과 바람이 주춤한 틈을 타서 다시 길을 나선다.
그래 보았자 잠시겠지만 지나가는 눈이 그저 좋기만 하다.
등은 땀으로 흠뻑 적고 옷마저 눈에 젖어
도착 한 뒤에 수건으로 닦아 보지만 역부족이다.
~ 너의 이름 노래가 되어서 가슴 안에 강처럼 흐르네.
흐르는 그 강을 따라서 가면 너에게 닿을까 ~
김윤아의 강을 흥얼거려 본다.




​도시 생활 중에 이렇게 눈이 내리면 보이는 모든 것은
영화의 한 장면이 되는지라
그 풍경이 보고 싶어 자주 가던 카페를 가면
언제나 먼저온 이들이 창가쪽은 항상 선점하고 있어
같은 생각을 한 분들이 참으로 많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는데...
오늘도 도심에 눈이 내린다면 아마도 그럴 것이다.




오늘 순례객들은 눈을 즐기며 걷는 다는 느낌이 드는 시간이 되고, 
이렇게 내리는 눈을 즐기는 오후 시간이 여유롭다.
그래도 바람이 불어서인지 습하지도 않고 마음적으로 편안한 오후 시간,
마지막 겨울눈이라 그런지 그렇게 차갑지 않기에
적당한 눈맞음은 아마도 나를 눈과 함께라는 풍경속으로 이어줄 듯 하다.
아마도 눈이 그치고 나면 보이는 모든 풍경에는
봄이 내려 앉을 듯 한지라 지나가는 겨울을 만져보고 싶다.


젊은 시절 많은 풍경과 더불어 유명한 곳을 걸어 보면서
내가 한 많은 고민 중에는 
늘 무언가를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고통스러울 때가 많았다.
그런 생각을 떨치고 나면 항상 김윤아의 음악을 듣게 됐고,
그의 곡 중에는 특히 길과 강을 애청하며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