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 도착하여 이른 저녁을 먹고 숙소 근처 주변 산책을 했다.
해안 절벽사이의 길을 걸어가는데 우리나라인가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 왜 사람들이 울릉도가 최고지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얼마나 좋은지...
비도 안오고 바람은 시원하고 배는 부르고
그야말로 음풍농월이 절로 나오며 나를 자유롭게 만들었다.
함께 온 동료들과 느린 걸음으로 걸으며 구석구석 풍경을 보고 느끼며
수다속에서 울릉도가 가슴안으로 부지불식간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항구 왼쪽 산책로는 작년 태풍에 휩쓸려 산책로가 유실되어 공사중이기에 들어가 보지 못해서 아쉬움이 컸다.
이후 숙소에 들어와 이른 시간이 저녁 9시 잠자리에 들어 새벽 1시쯤 일어났다.
룸메이트들은 깊은잠에 빠져있었으나 혹시나 일어날까봐 조용조용 하느라... 그래도 미리 준비해둬서 방을 나올때 한분이 살짝 잘 다녀오라고 하였다. 결국 한명은 깨운것이다. 미안하게...
2시에 호텔로비에서 출발했다. 처음 1,5km는 아스팔트길로 완전고바위 비탈길이었다.
바람도 많이 부는데 땀이 송골송골 맺혀서 흘러내렸다. 4시 25분 드디어 성인봉에 도착했다.
오르는 내내 운무로 인해 보이지 않는 안개속을 헤치고 마치 신선이 된 듯이 그리 올랐다.
정상에서 사진 찍고 바다를 보고 싶었는데 예쁘긴 해도 한치 앞을 보지 못해서 아쉬었지만 정상을 뒤로하고
다시 숙소로 오는데 호텔 50m전부터 비가 쏟아졌다.
잠시 내린 비도 그치고 시원함을 주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런데 풍랑 예비 특보가 발행되어 있어서 내일 제주도에 가려던 일정이 약간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하듯이 마음을 비우고 울릉도 투어에 나섰다.
걱정대로 풍랑주의보 내려 배가 운항하지 않아 강제로 하루 더 묵어야 한다는 소식에 갈팡질팡했지만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먼바다 섬이 다 글치 하는 마음으로 남은 계획을 짰다.
삶은 계획대로 뜻대로만은 안된다는 진리를 알고 있는터라..ㅎㅎㅎ
울릉도가 내가 좋은 모양이다.
하루라도 더 있으라고 하는걸보니
다음주 휴가 계획은 어긋났지만 어쩌겠는가..
다시 호텔에 들어와 짐을 풀고 택시타고 저동으로가서 회센터에서 회와 매운탕을 실컷 먹으며 피할 수 없음을 포만감으로 대신했지만 피할 수 없는 내 살은 어쩔까나.
가이드 하면서 친해진 주인장은 맛있는 회와 매운탕 그리고 갖가지 먹거리를 푸짐하게 내주었다.
산친구들 네명과 오늘도 신나게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