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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도시 피렌체 그리고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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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임자도의 끝 전장포에 반하다 4(fall in love with the Jeonjangpo at the end of Sinan Imjado)

만남과 짧은 시간을 놓고 보면 섬은 더욱 애달플 듯 하다. 위대한 개츠비를 보면 귀가 따라가며 알아서 맞춰들어야 될것 같은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흘러나오는 말 하나 하나가 다시는 연주되지 않을 음정들의 배열 같았다. 라는 말이 나오는데 나 역시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면서 내가 보았던 모든 것을 하나 하나씩 더듬어 볼 때 내 기억속에서 다신 나오지 않을 것 같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떠오르는 순간이 있을까 하며 잠시 오랜 상상에 잠겨 본다.

이런 쉼의 시간을 갖는 내 모습이 참 좋다.

주소 : 전남 신안군 임자면 전장포

소나기가 지나 가더니 하늘이 열리고 파란색이 보이기 시작한다.
역시 하늘은 우울함을 주는 흐린 하늘보다는 맑고 청량한 파란 하늘이 바다와 어울리는 듯 하다.
등대로 가까이 가는 순간 시원한 바람이 온 몸을 스쳐 지나간다.
순간 몸을 움츠려 바람을 받아 들인다.




 
더운 날씨에 걷다 보면 가장 곤욕스러운 때가
이렇게 갑자기 소나기가 지나갈 때인데 피할 방법이 없을 때는
이것 역시 즐겨야 하는 순간이 된다.
즐거운 마음을 가지면 마음이 시원해져서 비를 망각하게 한다.




걷다 보면 몸이 피곤해지면서 무언가에 매달리게 되었던 것이

오히려 집중력을 가져다 준다.

때론 쉬면서 찍은 사진을 보거나 작은 미니 소설책을 0읽으며 위안을 받고,

잘 읽고 있는지 염려하고, 끝내는 읽으며 즐거워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고 나를 스스로 다독인다.

음악은 흥얼거리며 따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최고의 즐거움이었고

어느 순간 가삿말이 가슴에 와 닿는 그 순간을 즐겼고,

영화는 때론 웃고, 때론 주인공에게 동감이 되는 순간이 최고이다.



이제 마지막 노두길을 건너 등대로 오르기 시작한다.

가장 가파르고 오르기 힘든 암벽 형태를 만나 잠지 주저하다가

1.5미터 정도이지만 이끼가 있어 미끄러짐에 주의하고

순식간에 등대에 입성한다.

보이지만 아무나 오지 못하고 썰물 시간에 맞지 않으면 닿지 못하는 전장포 등대,

또 하나를 이룬 순간이다.

아마도 알피스트가 정상에 오를때의 기분이 지금의 나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우뚝 솟아 한 자리에서 변함없이 오랜 세월을 지켜온 무인 등대지만

여기에서 선 것 하나만으로도 걸어온 힘듦이 눈 녹듯이 사라진다.

 밤하늘의 별처럼 생애 최고의 풍경화를 본 듯한 감동을 여기서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