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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도시 피렌체 그리고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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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 천국이라는 여자도를 걷다 1(A Yejado walks in a womans paradise)

쓸쓸한 뒷면에 기대어 이별을 치른 것처럼 누가 보면 딱하고 야윈 사람, 내가 하는 모든 것이 그랬다고 표현한 이채민 시인의 글에 보면 끝자락에 내가 하는 모든 것이 그랬다고 자조하는 듯한 표현의 문장이 나온다.

이처럼 걷다 보면 모든 것을 내려 놓는 듯한 순간이 문득 찾아오게 되는데 아마도 이 순간이 걷기 경지에 이르는 순간인 듯 하다.

체력이 다하고 더위에 지칠 때 멀리 보이는 수평선이 모든 것을 내려놓게 만드는데 편하게 쉬어야 하는 순간에 모든 것을 가볍게 내려 놓게 되는 것이 삶의 아이러니인 듯 하다.

주소 : 전남 여수시 소라면 여자도

노래하는 가수가 원하는 대로라고 주장하는 노래와 연주는 분명 좋은 것은 아님을 알 것이다.
그 이유는 가수가 창조한 음악이 아니기 때문이다.
작곡가 의중을 깊이 파악할수록 분명 개성 있는 해석을 찾을 수 있건만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은 채 그저 튀려는 고음과 해석으로 부르는 노래는 게으름이며

듣는 청중을 무시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노래하는 사람에게는 분명히 수준 미달인데, 비전문가에게는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겠지만
그저 높은 고음이 된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닌 것처럼 걷는 것도 많이 걷는 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체력에 맞게 거리를 조절하며 걷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 트래킹의 정석이다.

걷기에서도 엄연한 질서와 규칙이 중요시 되는데
걷는 질서 안의 자유가 나를 다스리는 바탕이라고 할 수 있고,
가수가 작곡, 작사가의 흐름이나 마음을 이해하고 연주나 노래한다면 좋은 음악으로 들리듯이
걷기도 적당한 거리와 체력 안배 속에서 나를 내려 놓아야 제대로 된 걷기가 된다.
귀와 마음을 채운 청중은 금세 음악의 취향과 수준을 구별할 수 있듯이 걷는 이도 자신을 다스리며 걷게 된다.




바다는 매일 시간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정도로 변화무쌍한 일기를 가지고 산다.
쾌청한 하늘을 보이더가도 갑자기 해무와 소나기가 지나가고 안개가 내려 모든 것을 감추기도 한다.
바다를 끼고 길을 걸으면 그날의 일기는 늘 지친 여행에 친절한 동행이 되어준다.
아침 일찍 바다에 뜨는 해는 앞 길을 밝혀주고, 행여 비가 오거나 흐릴 때는 고독함을 달래주는 소재가 된다.
그리고 시창작과는 거리가 먼 사람도 바다 길을 걷다 보면 보이는풍경에 감탄을 하고
마음속의 글을 끄집어내어 졸작이라도 시를 쓰게 된다.

특히 여자도가 그렇게 만들어 준다.



​걸으면서 도심에서 생활하면서 지내다가 섬 주변을 걷다 보면 잊어버린 바다와의 대화를 시작하게 되고
그때서야 혼자임을 알게 되고,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나만 변해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혼자 걷는 길이지만 여행이 즐거운 것은 새로움을 향한 호기심과
돌아갈 집을 향한 그리움이 함께 하기 때문이리라.
힘들고 지친 몸을 쉬게 할 나만의 공간이 있음은 그 어떤 것보다 위로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