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란한 길이 예상되지만 홍도의 속살을 보는 느낌에 설렘이 먼저 가슴을 스친다.
노을이 가까이 올 무렵인 4시 30분쯤 시작했으니
돌아오는 시간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올라보는 홍도의 정상봉을 만난다는 생각에
그 설렘의 시작이 약간의 긴장감과 묘한 느낌을 주었다.
첫사랑을 시작한 열정 같은 그 무언가가 묵직하고 시원함으로 다가온다.
저녁 식사에 맞추어 6시까지 숙소에 돌아와야 하기에
아무래도 거리상 저녁은 걸러야할 성 싶다.
등대를 만나고 늦게 돌아왔지만 숙소 주인장의 인정에 녹아드는 정을 만나고 섬에서만 맛보는 꿀맛 같은 맛있는 식사를 준비해 주셨다.
반찬 역시 입맛에 맞아서 몇 번을 더 먹었지만 무엇보다도
친절함이 베여 있는 최고의 저녁식사였다.
홍도의 깃대봉을 가파르게 올라 인증하고 편안한 동백꽃 능선길을 걸으며 망망대해를 보는데
그 맑음에 유혹 당하고 싶었다.
가는 길도 아름답고 하늘과 바다도 눈을 베일 듯한 푸르름은 아름다움을 더해줬다.
함께한 일행 중에 걸음이 늦은 두분은 노부부인것 같으니 신경쓰지 않기로 하고
남은 다섯명은 함께 움직였다.
오를때 내려갈때 가파른길이 이어졌으나 힘든줄 모르고 다녔다.
아름다운길을 걸을때면 마양 좋기만 하다.
오늘 동백터널길이 그런길이었다. 아름다움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등대에 5시30분 도착하여 등대스탬프투어 첫 스탬프를 찍었다. 관리측은 퇴근시간 지나 늦으면 못찍을수도 있으나 서울에서 오셨으니 조금더 기다려준다고 하였다.
뒤에 처진 두분이 계시기에 그분들이 등대에 오실때까지 기다렸다.
뒤처진 부부는 남편분만 먼저 와서 스탬프를 찍었다.
세명은 스탬프와 상관없이 아름다운 경관을 보려고 오셨는데 모두들 너무나 좋은분이었다.
등대에서 되돌아오는 길 붉은 낙조가 배웅해 주었다.
붉은기운에 감동하고 기뻐하며 환상적인 노을에 넋을 놓고 한참을 있다가
해가 바다로 뚝 떨어지자 금방 어둑어둑해졌다.
다섯명은 처음으로 통성명을 한 뒤에 시원한 맥주 한잔마시며 건배하고 오늘을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