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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도시 피렌체 그리고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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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섬티아고 순례길 걷는 길 11(On the pilgrimage to Sumtiago Eleven)

소기점도로 향하는 노두길을 지나
조금은 가파른 길을 오르고 나니 숨이 차와서
어제 다르고 오늘이 다른 몸이 되어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제 흔히들 말하는 세월감이 이런건가 하고 생각하게 되는 시점.

아직은 겨울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했는데
맞바람은 어느새 서둘러 겨울을 보내는 것 같은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쳐 지나간다.

시간이란 이토록 무섭고 매정하고 부지런한 것인가.
산길 사이로 억새가 지천으로 피어난 군락을 만나게 되면
눈으로 보이는 바람,
바람을 시각화 되어 보이고 억새를 만지면
겨울 바람을 움켜지는 듯한 느낌이 가슴으로 들어온다.




 조용히 억새를 바라다 보면 바라보고 있다고 무감각한 것이 아님을,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에 마음을 빼앗기다 보면
내가 살아있음을 알고 겨울에 온 마음이 젖어 있음을.
다시 6번 조형물로 들어서면 섬 속에 저수지를 만나게 되는데
그 가운데 서 있는 조용물은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저수지 위에서 순례객을 맞이하고 있다.




​한동안 걷지 않다가 길을 떠나고 싶은 몸살에
기회만 엿보다가 다시금 길을 걸을 수 있는 지금,
시간을 내어 걷고 있지만 소기점도는 벌써 봄이 성큼 온듯 하고
보이는 곳곳에 억새가 지천으로 말라 가고 있다.


이번에 걷는 섬티아고 길은 썰물에 드러나는
갯벌이 많이 보여 지루하지 않고 변화무쌍한 바다속을 보며
해안 전체가 자연이 조각해 놓은 멋진 풍광으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되는 지역이기도 한 코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