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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도시 피렌체 그리고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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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임을 즐기게 되는 장산도 3(Jangsando 3, to enjoy the Alone)

페루를 가면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3년 정도의 시간을 보낸 뒤 뼈를 발골하여 어깨를 피로 만들어 불었다는 께냐라는 악기 소리는 현주민들도 요즘은 거의 듣기 힘들어졌긴 했지만 그 청아한 소리를 듣게 되면 평생 잊지 못할 소리가 되는데 나 역시 이곳에서 우클이나 오카리나를 연주해 보면 어떨까.
잉카 신화에 의하면 티티카카호에서 태어난 만코 카팍과 그의 누이 마마 오클로가 1200년 경 쿠스코를 세웠다고 한다. 만코 카팍이 황금 지팡이를 두드리자 기적처럼 땅이 열리며 지팡이를 삼켰는데, 그 지점에 주춧돌을 놓아 도시를 세웠다고 전해 지고 있다. 이처럼 도시의 탄생은 하나의 설화를 매개로 만들어 지는데 장산도 역시 남한산성 축조시에 강제 부역을 다녀온 이가 비슷한 섬을 보고 처음 명명했다는 설도 전해지고 있다.

레오 카락스의 퐁네프의 연인들을 보면 영화가 시작 되자마자
아주 오랫동안 격정적인 첼로 독주가 작렬하는데
바로 코다이곡의 흐름처럼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바로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한다.
그만큼 섬 풍경이 약간의 긴장과 가슴이 서정이 더해져 전율이 몸에서 느껴진다는 말이다.
영화관을 터뜨릴 듯 긴장시킨 도입부 영상의 팽팽한 첼로 독주 사운드는
지금 떠올려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전율을 주는데
풍경에 이렇게 가슴 설레 보기도 참으로 오랫만인 듯 하다.


소설이든 영화든 또는 어떤 음악이든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은 언젠가 우연히 마주쳤던 경험의 산물일텐데
유독 특별히 저장되는 경험이 있는데,
그것은 섬 트래킹하면서 발견한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즐거움이다.
사전 정보가 없었을 때 그 기쁨은 배가 되는 것처럼
지금 장산도를 걷는 동안 최고의 절정의 맛을 느끼고 있다.




벚꽃이 개화한 뒤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낙화의시간인지라
섬을 내려오기전 날리던 벚꽃이 나를 시인으로 만들어주고
그 마음을 둘레에 내리게 하여 보이는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인다.
천사의섬이라 그런 것일까. 너도 천사인데 나도 천사다.
장산도에서는 이렇게 보이는 모두가, 함께하는 모두가 천사가 된다.



잠시 비가 멈춘 장산도 둘레길은 깨끗한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어선에서 흘러 나온 기름 등이 바위에 묻어 짙은 검은색 바위가 되고 있었다.
비가 멈춘 뒤라 목교로 올라가 바다 중간까지 걸어간 뒤 돌아본 쉼터는
나무 모형이 일제 강점기 일본 신사를 연상케 하여 생각없이 만들어진 조형물에
마음이 언짢아 지는 것이 나 역시 토종 한국임을 알게 한다.